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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뉴욕에 다녀왔다. 1일차

시부야에 사는 사람 2018.05.16 18:59

일본의 골든위크 전후로 휴가를 붙여 약 13일간의 휴가를 다녀왔다. 

처음으로 아시아를 벗어나 보았다. 처음으로 아시아를 벗어나 가본 곳이 미국 뉴욕이었다.

처음가는 미국, 뉴욕 설레면서도 두려움이 더 컸다. 힙합문화에서 많이 접했듯이 갱과 범죄가 범람하고 흑인들이 총으로 서로 쏘는 그런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뉴욕은 세계 제1의 도심이다. 나는 여행, 휴식이라면 도심보다 노인네같이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는 게 더 좋다.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행지는 태평양 어딘가에 있는 아주 작은 섬이다. 사람이 없으면 더 좋다. 내가 있던 공간과 물리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것 같은 매우 좋은 느낌이고, 수평선에서 뜨고 지는 태양이 만들어 내는 노을을 보며 평화롭게 자연을 느끼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있을 거 같아서이다. 

나는 평소에 머리속이 너무 시끄럽고 복잡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에도 끊임없이 머리속의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다 지친뇌로 몇초만에 잠에 빠진다. 어쩔때는 너무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떠올라 머리속 과부하에 의해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리소스만 잡아먹고 끝날 때가 있다. 마치 맑은 물이 담겨있는 샬레 한 가운데에 스포이드로 잉크를 떨어뜨린 듯한 것처럼 생각이 화악 퍼져나간다. 그럴 때는 가끔씩 숨도 막히는 기분이다.


1년간의 결혼생활을 하며 언제나 느끼고 있던거지만, 나와 와이프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솔직히 말하자면 힘들다. 나뿐만 아니라 나와 같이 사는 와이프도 분명 꽤나 힘들 것이다. 30년이상 살아오며 형성한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이 있는데, 갑자기 가족이외의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인생에 껴든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나름 괜찮은 삶을 살았다고 자신한다면,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생각해 편협해 지기 마련이다. 흔히 말하는 꼰대가 되는 것이다. 

편협해져 가는 나를 막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의견을 접하는 스트레스를 견뎌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와 수준, 성향, 스타일이 비슷한 친구들만 남게 되고, 더욱이 요즘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시작으로 하는 요즘 인터넷 서비스는 내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만 해주도록 설계되어 있다. 어디에서도 내가 불편해 할만한 이야기,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나? 하고 한번쯤 나를 생각하게 해주는 것을 접할 수 없다. 인터넷의 장점 중에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글을 쓰고 컨텐츠를 만드는 그런 다양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빅데이터를 이용한 타게팅으로 다양성을 더욱 더 잃어가는 것 같다. 

반면에 와이프는 나와 다른점이 많아서 너무 좋다. 분명히 자신과 다른 사람과 함께 해나가야 하는 것은 스트레스이고, 싸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 힘든 과정을 통해 나는 한발 더 괜찮은 사람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여행얘기로 돌아와서 되도록이면 복잡한 것, 생각하는 것을 되도록이면 피하고자 하는 나는 여행계획도 짜지 않는다. 쉬러가는 여행인데 가기 전 부터 계획짜는 것도 스트레스이다. 계획짜려고 가이드북 같은 것을 보면 이미 갔다온 것 같아서 재미도 덜할 거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계획을 짜도 현지 상황에 따라 계획은 변하기 마련이다. 어차피 변할 계획인데 짜서 무엇하나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보내면 되지 하는 생각이 강하다. 그렇다고 나도 완벽히 무계획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짜는 계획은 최소한의 것으로, 비행일정과 유명한 것 가보고 싶은 곳 몇개만 정해서 아무렇게나 다니다가 기분 내키는대로 미션을 클리어 해나가는 정도이다.

하지만, 와이프는 나와는 반대다. 도심으로의 여행을 좋아하고, 일정 짜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여행으로 한번 경험해 봤는데 일정을 잘 짜는 것 같다. 이번 여행은 와이프 덕분에 잘 갔다왔다고 고맙게 생각한다. 


J.F.K. International

날씨도 좋고, 공기도 좋았다. 미세먼지 청정지역. 

도쿄 처음 올 때만 해도, 서울보다 도심이라 공기 더 안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서울보다 훨씬 좋았다. 그리고 뉴욕은 도쿄보다 더 좋은 거 같다. 


The Plaza Hotel

도심의 상징 비둘기. 까마귀처럼 공포스럽게 줄지어 앉아있다. 뉴욕도 비둘기가 버스터미널 실내까지 들어와서 저공 비행하더라.


나홀로집에2 에서는 케빈이 센트럴 파크에서 비둘기 밥주는 아줌마랑 우연히 만났는데, 그 아줌마가 알고보니 착한 아줌마 처럼 그려졌는데.. 요즘 비둘기 밥주는 사람은 악의 축이다.


Hudson New York.

센트럴파크에서 멀지 않고, 여행지인 만큼 호텔에서는 잠만 잘 것 같아 적당한 가격의 호텔을 잡았다.


Central Park

약 13시간의 비행끝에 도착해서 짐만 풀고 바로 우리의 본능을 따라 산책에 나섰다. 


Central Park

뉴욕은 서울과 도쿄와 다르게 4월말 5월이 꽃이 피기 시작하는 계절이라고.. 꽃은 언제나 좋다. 


Carmine's

와이프가 첫 일정으로 잡아준 곳.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 해서 싱글벙글 따라갔다.


Carmine's

으~따 분위기 좋다. 약간 시끌벅적했지만 밝은 분위기여서 좋았다. 13시간동안의 비행으로 피곤해서였을까.. 의자에 앉자마자 땅이 흔들리는 거 같고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었다.


Carmine's

주문한 라자냐. 맛있었다. 하지만, 너무 어지러워서 가만히 앉아만 있다간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먹다가 밖에 나가서 맑은 공기 마시고, 화장실 왔다갔다 하는 등 계속 움직였다. 그래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 예상보다 좀 일찍 나왔다. 아쉬웠다. 그리고 와이프에게 미안했다.


Times Square

Carmine's 에서 나오니 바로 Times Square 였다. 뭔가 사진으로만 보던 거대한, 기대하던 느낌과는 달랐다. LED 광고판은 분명 많았지만,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느끼던 복잡함/정신없음 레벨보단 좀 덜한 것 같았다.


Times Square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일단 숙소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뉴욕 지도를 보니 굉장히 길찾기 쉽게 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구역이 사각형으로 잘 나뉘어져 있고, 도로명 주소가 잘 적용되어 있는 곳이었다. 교토도 사각형으로 구역이 나뉘어져 있어 도로명 주소로 길찾기가 굉장히 쉬웠는데, 도로마다 이름이 따로 있어서 그 도로명을 외우는 장벽이 있었다. 하지만, 뉴욕은 길번호가 숫자의 오름차순으로 되어 있어 길 찾기가 굉장히 쉬웠다. 어느 목적지를 향해서 가는데 지도 따위는 불필요한 것이었다.


Times Square

자다가 새벽1시에 다시 보러 나온 타임스퀘어. 낮인가 싶을 정도로 광고판으로 인한 밝기가 장난 아니었다. 열기로 따뜻하게 느껴지기 까지도.. 24시간 사람이 끊이지 않고, 광고도 끊이지 않는 다는 것은 시부야 스크램블 보다 더 나은 것 같다. 뉴욕은 지하철도 24시간 운행하고, 24시간 하는 식당도 많아서 진짜로 잠 들지 않는 도시인 것 같다. 물론 마약상도 잠 들지 않는다. 길 걷는데 흑인 무리가 옆에 슬그머니 다가와서 우리의 외모를 보고 일본인이라 생각해 ハッパ라고 한번, weed? 라고 한번 지나치듯이 말하고 갔다.


Times Square


Times Square


Times Square


McDonald's vs Shake Shack

대치가 재미있어서 찍어보았다. 뉴욕의 다운타운은 도쿄와는 다르게 길이 더러웠다. 본인이 조심해서 잘 다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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