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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이직을 생각한 이유

시부야에 사는 사람 2018.11.07 17:00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일본계 금융 회사로 한국에서도 뭐시기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들어본 회사의 계열사이다. 혹은 비트코인 혹은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수도 있는 회사이다.

나는 예전부터 금융계 회사를 동경했었다. 왜일까 멋져보였기 때문이었다. FX 트레이딩을 한국에서부터 취미로 했었고, 관련 연구주제로 일본으로 대학원도 진학했다. 그런 동경 때문에 지금 회사로 이직 하게 되었다.

헤드헌터의 얘기와 면접에서 듣기론 한국 회사를 매수해서 앞으로 한국 프로젝트가 많아질 것이기에 한국인을 많이 뽑는다고 했다.
나는 한국관련 일을 할 수 있을까, 또 강한 업무강도(변태스럽지만)를 기대하며 이직을 했다.
그리고 금융계에서 일하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면접에서 긴장도 많이 했고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생각했고 면접관들 또한 그렇게 말했다. 그 결과 연봉 협상에서 내가 주도권을 이끌지 못 했다. 그래서 약간 불만족스러운 연봉으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대신 보너스가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고, 앞으로 많은 것을 배우면서 성장할 나를 기대하며 받아들였다.

입사 후는 결론부터 말하면 만족했던 적이 없다.
일단 출퇴근이 도보 10분에서, 도보 10분 + 지옥철 20분으로 바뀌었다.
헤드헌터와 면접에서 얘기했던 한국 프로젝트? 그런거 없었다.
나는 입사하고 나서 약 한달동안 방치 됐다.
처음에는 긴장하며 곧 일을 주겠지 하는 생각에 가만히 있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나도 약간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프로그래밍 책을 들고 와 공부했다. 그 후에 약간의 자잘한 태스크를 받았지만, 너무 간단한 거라 왜 이런것을 시키는지 이해를 못 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다들 아무 것도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어디서 줏어 들은 것만 많다. 이걸 이용하면 뭔가 된다고 줏어 들은 것은 있는데 할 줄은 모르고.. 알아서 잘 해주세요~ 그런 식이었다. 그것 마저도 테스트 포함 1~2주면 끝날 일인데 그들에게는 너무 어려워 보였는지 1달이사의 스케쥴을 잡아서 진행 했다.
몇개 하고 그러다 보니 이 팀에서 내가 무슨 프로그래밍을 제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 되어 있었다. 나는 좆밥인데.. 이런 데에서 왕 노릇 해 봤자 기쁘지도 않고, 나의 성장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니어 개발자 라는 사람이 git을 사용하는 방법도 모르고, python도 할 줄 모르고.. 뭘 할 줄 아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그냥 존재 의미 자체를 모르겠다. 왜 저런 사람한테 돈을 주는지도.. 저런 사람을 고용할 돈이 있으면 내 연봉협상이나 제대로 해주지 라는 생각으로 분노가 끓어 올랐다.

개발자를 제외한 대부분은 개발이 아니라 관리만 하는 사람들이라 다들 엑셀만 만지고 있고, 그런게 메인이다 보니 나에게 주어진 컴퓨터도 윈도우여서 개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개발 하려고 하면 윈도우 환경변수 같은거 설정해 가면서 개발해야 했고, 뭐 설치 하려고 할 때마다 권한이 없어서 막혔다. 우회루트를 찾아서 일을 해야 하는 자잘한 스트레스가 뭔가 하고자 하는 의욕을 꺾었다. virtual box로 가상머신 띄워서 linux 환경에서 작업해야 했고.. 맥 쓰면 그냥 간단한건데.. 왜 이런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잡아먹어야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태스크 마다의 책임소재를 엄격하게 하려고 하는지 각 단계마다 사람과 미팅이 끼어들어 일이 진행이 안됐다. 간단한 일이어서 금방 끝날 일인데, 사이사이에 껴든 처리와 미팅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다들 편하게 일한다. 나이 많은 사람도 많은 것을 보니 성장없이, 영혼 없이 출퇴근 하면서 월급 받는데에는 최적의 직장인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위에 말 했듯이 나는 금융계라는 환상과 면접시의 압박으로 긴장해서 연봉 협상을 제대로 하지 못 했다. 나는 저런 사람들도 여기서 돈 받고 있는데, 연봉을 더 올려서 받아야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봉협상 제대로 했으면 괜찮았을까? 이렇게 제대로 된 개발도 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오래 있어봐야,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올 거 같지도 않고, 시간만 지나가고 나는 성장하지 못해, 연봉이 올라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내가 발전을 해야 연봉이 더 올라갈것을 기대를 할텐데 그냥 제자리 걸음인 상태이고 나 스스로도 내 존재가치에 대한 의문을 품어 이 회사에 남아 있는 것을 후회할 것 같다.
이런 수준으로 내 커리어를 마무리 짓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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